[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2월 11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작성자: 이동규 (블록체인 밸리 2기), 김희지 (블록체인앳연세 9기) 이승아 (하이블록 1기), 고준호 (디사이퍼 8기), 박근영 (블록체인 밸리 1기), 윤태웅 (블록체인앳연세 8기)
목차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블록체인 트릴레마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해결 방안
마치며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블록체인은 현재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어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술이 더 널리 채택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는 바로 "블록체인 트릴레마"입니다.
트릴레마, 즉 삼중 모순은 세 가지 목표 중 최대 두 가지 목표는 달성할 수 있으나 세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를 뜻합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종종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대중적인 기술 확장이 가능하다고 제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트릴레마에 의하면 위 세 가지 속성을 모두 동시에 최적의 수준으로 달성하기 어려우며, 일반적으로 한 가지를 강화하면 다른 요소가 약화됩니다. 이를테면 탈중앙성과 보안성에 초점을 맞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매우 느려 확장성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출처: Ledger.com / 블록체인 트릴레마 시각 자료
탈중앙성이란?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탈중앙화를 염두해 설계됩니다. 이는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책임을 지는 특정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네트워크에 대한 통제권은 단일 주체가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완전히 분산됩니다. 따라서 모든 이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공통적인 데이터에 접근하게 됩니다. 만약 누군가가 본인의 이익을 위해 시스템을 악용하려고 한다면, 나머지 참여자들이 그 악의적인 데이터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더 쉬운 이해를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통제권을 가진 중개자가 없습니다. 반면 기존 금융 시스템에는 중개자가 존재합니다. 거래나 송금할 때 우리는 은행이라는 중개자가 정확하게 거래를 처리하고 기록할 것이라 믿고 거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모든 데이터는 네트워크 참여자 전원에게 공유됩니다. 따라서 거래를 처리하기 전에 해당 거래가 올바른지 참여자들에게 검증되어야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탈중앙적 구조 덕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중개자 없이 시스템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나아가 탈중앙성은 인터넷으로 전파되어 Web3라는 개념으로 발전됐습니다. Web3 생태계에서 사용자들은 중개자 없이 본인이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됩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기존 Web2 생태계에서 사용자는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으나, 해당 콘텐츠로부터 창출되는 수익과 소유권은 특정 기업이 통제합니다. 예를 들어 비디오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콘텐츠의 수익을 플랫폼이 1차적으로 취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Web3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게 되며 본인이 제작한 콘텐츠로부터 얻는 수익과 소유권은 어떠한 기업도 임의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출처: isg-one.com / Web1, Web2, Web3 생태계 변화 간단 요약
하지만 탈중앙 네트워크는 모든 참여자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검증하여 트랜잭션을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립니다. 따라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춰야 합니다. 확장성에 대해서는 뒤에 더 설명할 예정입니다.
또한 탈중앙화를 구현하기에 앞서 블록체인 내 데이터를 공격자가 마음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보안성을 우선 갖춰야 합니다.
보안성이란?
블록체인의 보안성이 안 좋다면 탈중앙화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훌륭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악의적인 주체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야 합니다. 은행처럼 중앙화된 시스템은 폐쇄형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아서 비교적 안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탈중앙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어떨까요?
보안성은 복잡한 주제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암호화 기술”과 “작업증명(PoW) 합의 메커니즘”을 통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암호화 기술 중 하나인 “디지털 서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생성된 각 블록에는 디지털 서명이 존재합니다. 디지털 서명은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따라서 각 블록의 데이터가 변경되면 디지털 서명도 같이 변경되기 때문에 블록 데이터는 수정할 수 없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변경했다 하더라도,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조작이 어려워지고, 그만큼 보안을 더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보안 방식으로 작업증명 합의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작업증명은 암호화폐 분산원장의 보안을 책임집니다. 작업증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작업증명에서 네트워크 참여자는 채굴 활동을 통해 새로 생성된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블록에 추가합니다. 채굴하기 위해 컴퓨팅 파워를 소모해 연산 문제를 풀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컴퓨터는 엄청난 양의 해시 함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예시로 돌아가서, 만약 악성 네트워크 참여자가 네트워크의 전체 연산력(해시레이트)의 50% 이상을 갖고 있을 경우, 해당 공격자는 합의 메커니즘을 무시하고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컴퓨팅 파워의 반 이상을 한 주체가 보유하고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네트워크의 탈중앙적 구조 때문에 이러한 악성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고, 결과적으로 보안성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네트워크 참여자가 많을수록 보안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탈중앙성과 보안성은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업증명에서 요구되는 고도화된 기술적 인프라 수준과 비트코인 네트워크 구조상 제한된 블록 생성 속도 때문에 앞서 탈중앙성에서 봤던 확장성 문제가 보안성에서도 발생하게 됩니다.
확장성이란?
확장성은 더 많은 초당 거래 처리수(TPS, Transactions per second)를 지원하는 것을 뜻합니다. 블록체인이 다용도에 사용되고 이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블록체인의 확장성이 필요하게 됩니다. 하지만 확장성은 많은 블록체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블록체인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탈중앙성과 보안성입니다. 탈중앙성은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사이퍼펑크(cyberpunk)의 정신과 목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보안성은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유용하고 성공적인 블록체인이 되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우선시하게 되면 확장성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탈중앙성과 보안성에 초점을 두게 되면 네트워크가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수는 극히 제한될 수 있습니다. 비자(Visa)와 같은 중앙화된 결제 시스템은 1초에 24,000건의 거래까지 처리할 수 있습니다. 비자가 이렇게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이유는, 폐쇄된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노드나 합의 메커니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제일 유명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비트코인은 1초에 7건의 거래를 처리하며 이더리움은 15건의 거래를 처리합니다.
탈중앙성과 보안성에서 설명해 드렸던 것처럼, 비트코인과 같은 네트워크는 분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작업증명 합의 메커니즘의 특성 때문에 거래 속도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만약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확장성이 떨어지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처리 가능한 거래 수를 초과하게 되면서 네트워크가 붐비게 되고 거래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
확장성을 제고하고 데이터 처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간단한 해결책은 네트워크상 노드의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결책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크게 약화할 수 있습니다. 소수의 노드가 네트워크를 관리하게 되면 집권 구조는 당연히 중앙화되고, 일부 노드만 악성 공격에 당하더라도 네트워크를 지킬 노드 수가 부족해지므로 보안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블록체인이 지닌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확보하자니, 구조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어려워집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해결 방안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절대적인 방안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나 블록체인 업계 내 프로젝트들은 현재까지도 위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들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중 대중적으로 많이 인정받고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온 방안들을 선정해 간략히 나열해봤습니다.
1. 샤딩
출처: vitalik.ca / 블록체인을 파편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샤딩
샤딩(Sharding)이란 블록체인 또는 다른 유형의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작게 분할시켜 특정 데이터 세그먼트만 처리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소 분할된 블록체인, 즉 샤드(shard)는 각자 고유의 원장을 보유하며, 각 샤드에서 발생한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주요 체인은 샤드 간의 상호작용만 관리하면 되므로, 기존에 단일체인 홀로 네트워크에서 이뤄지는 모든 트랜잭션과의 상호 작용을 처리해야 했던 부담을 덜 수 있게 됩니다.
2. 다른 합의 메커니즘
출처: Ledger /
토큰을 스테이킹한 대가로 합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네트워크 수수료를 보상 받는 지분증명
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트릴레마가 나타나는 이유는 작업증명이 돌아갈 수 있기 위한 합의 메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알고리즘, 탈중앙적 컴퓨터 성능, 채굴자의 요구사항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합의 메커니즘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네트워크들은 기존의 합의 메커니즘에 변경 점을 주어 트릴레마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며, 이더리움은 이에 대한 일환으로 작년 11월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으로 합의 메커니즘을 변경했습니다.
지분증명 구조에 따르면 트랜잭션 검증 역할을 맡은 네트워크 참가자들은 필수적으로 자신의 토큰을 스테이킹해야 합니다. 대신 이를 통해 검증인들은 고도화된 채굴기 없이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에 검증인을 추가하는 과정 또한 더욱 쉬워졌습니다. 지분증명 외에도, 현재 위임지분증명, 권위증명, 경과시간증명과 같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합의 메커니즘들이 개발됐습니다.
3. 레이어 2 솔루션
출처: Xangle / 이더리움 레이어2 확장 솔루션 생태계(2021년 12월 기준)
샤딩 및 합의 메커니즘은 모두 기존 네트워크 구조 자체에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레이어1 솔루션”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이 외에도 기존 네트워크 구조 위에 솔루션을 탑재할 방안을 강구했고, 이로써 등장한 것이 사이드체인(side chain), 스테이트 채널(state channel) 과 같은 “레이어2 솔루션”입니다.
사이드체인은 메인체인과 연결된 별개의 블록체인이며, 사이드체인과 메인체인 간 자유롭게 자산을 전송할 수 있게 설계됐습니다. 보안성과 데이터 가용성은 메인체인에 위탁하는 대신, 최대한 빠르고 저렴하게 트랜잭션을 실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레이어1의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더불어 확장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트 채널은 사이드체인과 비슷하지만, 별개의 체인이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며,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을 발행하지 않아도 사용자들끼리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메인체인은 채널의 시작과 끝만 기록하면 됨으로써 기존 레이어1이 지닌 트랜잭션 처리 부담을 덜어줍니다.
마치며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블록체인이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네트워크가 낮은 TPS, 즉 초당 적은 수의 트랜잭션만을 처리할 수 있다면 블록체인이 대중적으로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현재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통해 블록체인 대중화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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