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의 부활: 투기, 사기, 혹은 새로운 투자 테마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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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문
Head of Research/
Korbit
2023.06.30

[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 6월 27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밈의 유래와 변천사
밈의 내재 가치 
밈코인 Case Study
맺음말

 

 

 

 

 

 

“All other species on this planet are gene machines only...we alone are gene machines AND meme machines as well.”
- Susan Blackmore, author of The Meme Machine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서프라이즈로 밈코인의 재유행을 꼽을 수 있다. 연초 출시된 비트코인 오디널스로 촉발된 밈코인 붐은 다른 체인으로도 확산하여 업계 전반에 때아닌 밈코인 붐을 일으켰다. 

어찌 보면 밈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다. ‘재미'외의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정당화하기가 난해하게 느껴진다. ‘가상자산은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 자산'이라는 가상자산 비관론의 근거로 언급되며 때로는 ‘사기코인’이라는 도덕적 프레임까지 얹힌다. 가상자산의 유용함과 정당성(legitimacy)을 제도권에 어필하는 업계 종사자들에게 밈코인은 일종의 ‘미운 오리 새끼’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가치 제안에 대해서는 열정적으로 설명하지만 밈코인에 대해서는 조용히 넘어가길 내심 선호한다. 

하지만 싫으나 좋으나 밈코인은 가상자산 시장 내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이다. 10년 전 탄생한 도지코인은 이더리움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 2022년 폭락장 속에서 많은 프로젝트와 가상자산 업체가 사라졌지만 시바이누는 줄곧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유지하였다. 현재 이 두 밈코인의 시총은 가장 성공적인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인 유니스왑을 능가한다. 쓰임새가 없는 밈코인의 가치를 뚜렷한 유틸리티를 제공하는 디앱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는 시장을 단순히 ‘버블'로 치부하기에는 두 자산이 그간 보여준 저력이 만만치 않다. 

본 리포트는 이와 같은 밈코인의 얼핏 보기에 모순되고 난해한 물성을 논한다. 밈의 유래와 변천사, 밈의 내재가치와 성공 조건, 그리고 이를 캡처하는 자산으로서 밈코인의 역할을 알아본다. 끝으로 시장에서 밈코인이 어엿한 하나의 섹터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한 세 가지 코인의 사례를 살펴본다. 

 

밈의 유래와 변천사

밈은 흔히 SNS 등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공유되는 이미지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된다. 대중들은 대부분 밈을 MZ세대의 가벼운 장난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 교류가 점점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인터넷에서 형성되는 문화 또는 내러티브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밈은 좀 더 깊은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는 사회현상임은 분명해 보인다. 

‘모방'과 ‘유전자'의 합성어 

밈이라는 단어는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처음 등장한다. ‘이기적 유전자’는 20세기 중반부터 두각을 보인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하여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서술한 교양서적이다. 생물 진화의 주체는 유전자이며 생물은 유전자 자가 복제의 결과물이라는 점이 기본 주제다. 

도킨스는 인간의 경우 생물학적 원리 외에도 이와 유사한 또 하나의 법칙이 생존에 작용한다고 말하며 여기서 ‘밈'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생물학의 근본 원리로서 자연 선택과 유전자가 있듯이 인간이 문명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 문화 선택과 밈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밈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Me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이다. 이념, 종교, 관습, 사고방식 등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자기 복제 형태를 띠는 일종의 문화 유전자라고 정의한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출판 당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생물학뿐 아니라 사회인류학 계열 학문에서 밈의 개념을 사용하며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Memetics(밈학)라는 새로운 학술 분야를 탄생시켰다. 수잔 블랙모어(Susan Blackmore)의 ‘The Meme Machine’ 다니엘 데닛(Daniel Dennett)의 ‘Darwin’s Dangerous Idea’ 등의 저서가 Memetics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더 근래에는 2011년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저서사피엔스(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에서도 인간 사회에서 밈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사피엔스는 인류가 번성할 수 있게 된 이유를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밈 대신인지 혁명이라고 표현하며 사람들을 결집하는 종교나 사상들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사피엔스' 두 서적은 서로 표현법은 다르지만 매우 유사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밈은 유전자와의 비유를 통해 복사,진화,자연선택등전파과정에 초점을 둔 표현이라면 인지 혁명은 추상적인 개념을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 스토리텔링(내러티브)을 만들어 내는 인간만이 소유한 유니크한 상상 능력에 초점을 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Figure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