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ngle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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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들어가며
1. 비트코인 래퍼 (Bitcoin Wrapper)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5. 2022년 4분기 이후 기관 자금 총평 및 전망
들어가며
지난 수개월간 가상자산 시장 내 투자 심리가 크게 전환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을까? 2020/21년 상승장의 촉매제가 되었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동향을 살피는 것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일 것이다.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본 리포트는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을 나타내는 4가지 지표의 지난 3개월(2022년 11월 말부터 2023년 2월 말)간 추이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최근 기관투자자의 동향을 분석한다. 4가지 지표는 1) 비트코인 래퍼(Wrapper)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이다. 각 지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Gradually, then Suddenly: 임계점에 도달한 기관투자자(2021. 11. 16)’ 리포트를 참조 바란다. 기관투자자 자금이 원활하게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은행의 법정화폐 입출금 지원이 필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불거진 대표적인 가상자산 친화적인 은행인 실버게이트 캐피탈(이하 실버게이트)의 경영난은 가상자산 시장 내 미국 달러의 원활한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본 리포트에서는 실버게이트 경영난의 원인과 현황을 살펴보고 중장기적으로 원활한 미국 달러 입출금 서비스를 확보해 안정적인 가상자산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논한다.
1. 비트코인 래퍼(Bitcoin Wrapper)
1월 중순부터 유입세 지속
11월 마지막 2주간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FTX 사태 여파로 제네시스캐피탈, 제미니 등 가상자산 업체의 연쇄 파산 우려가 커지고 투자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6.9mn이 유출되었다. 하지만 미국 12월 CPI가 발표된 1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미 연준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비트코인도 반등하였다. 이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래퍼자금은 2월 첫째 주까지 4주 연속으로 유입세가 이어졌다. 2월 말 래퍼자금은 소폭 반락하기도 했지만 1월, 2월 각각 총 $124.3mn, $26.8mn이 유입되어 1월 중순부터 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 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하였다.
한편 이더리움은 FTX 사태 여파 속에 1월 첫째 주까지 6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출되었으나, 투자 심리 개선과 함께 반입 전환하여 2월 둘째 주까지 5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하였다. 다만 최근 몇 주간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2월 말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 중단 소식으로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락업해제가 된 크라켄의 스테이킹 물량이 매도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내러티브의 영향으로 보인다. FTX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솔라나는 비탈릭 부테린이 솔라나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분석 기간 동안 제한적으로나마 자금 유입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한다. 폴리곤은 11월말부터 12월까지 유출세를 보였으나 1월부터 반입 전환하였다. 멀티에셋(multi-assets)은 11월말까지 유입세를 보였으나 12월부터는 반출 전환하였고 이러한 추세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개별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산군 전체 바스켓에 대한 투자보다는 개별 자산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는 1월 초부터 개선되기 시작
11월 셋째 주 총 선물 미체결 계약(open interest) 중 CME가 차지하는 비율은 18%대 후반까지 급등하며, 지난해 5, 8월 중 롤오버 물량이 CME에 몰렸을 때를 제외하면 2021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Figure 5). 이 당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도 증가는 중장기적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포트폴리오 편입이라기보다는 단기성 기관자금이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1) 3분기부터 이어져 온 비트코인 선물 시장 내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 연말까지 지속 2) VanEck과 Valkyrie의 비트코인 Long ETF에는 자금 유입이 미미했으나, Proshares의 Short ETF에는 자금 유입 흐름이 지속, 3) 11, 12월 비트코인 perpetual *선물 펀딩비(funding rates)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기 때문이다(Figure 6).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상대적 관심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CME와 비규제 거래소의 결제월 계약 베이시스 간의 간극도 12월 말까지는 디스카운트가 유지되었다. 하지만 1월 초부터 CME 베이시스가 비규제 거래소 대비 프리미엄으로 전환되었다. 또한 선물 시장 내 백워데이션도 콘탱고(contango)로 전환되며 선물 시장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2월말로 갈수록 CME와 비규제 거래소의 베이시스 간 프리미엄 정도가 조금 줄어들긴 했으나, CME 선물 시장 지표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1월 초부터 개선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선물 펀딩비(funding rates) : 일반 선물계약은 롤오버를 통해 계약을 갱신하지만, perpetual 선물 계약은 만기가 없기 때문에 펀딩비로 계약을 연장한다. 선물 거래소에서 롱(공매수) 또는 숏(공매도) 비율이 한쪽으로 쏠리면 비율이 높은 포지션 쪽 트레이더들이 반대 방향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펀딩비가 플러스인 경우 롱 포지션을 잡은 트레이더가 숏 포지션을 잡은 트레이더에게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롱 심리 즉 가격 상승 기대가 우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펀딩비가 마이너스가 되면 숏을 하려는 트레이더들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함을 뜻한다.
3.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은 4분기 연속 감소
4분기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는 $49.1bn까지 하락하며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전 분기($54.7bn) 대비 10% 감소하였다. 가상자산 펀딩 시장의 위축은 분기별 가상자산 관련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 투자 자금 규모는 2022년 역사상 가장 큰 수치인 $32bn을 기록하였으나 분기별로는 투자 자금 규모가 3분기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4분기 벤처캐피탈 투자 자금 규모는 전 분기($6,231mn) 대비 약 44% 감소한 $3,498mn을 기록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단기성 기관 자금 지표와 달리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특히 벤처캐피탈 펀딩 시장은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사는 향후 몇 달 동안은 민간 자금 조달 여건이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거나, 더 낮은 수치를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록체인 관련 펀딩은 흔히 스타트업 엔젤투자, 정식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는 단계인 시드(Seed) 투자, 혹은 시리즈 A(Series A)등 초기 단계에 많이 집중된다. 특히 최근 들어 시드 및 Pre-Series A 딜이 전체 딜 중 약 48%를 차지하는 등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례적으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위험자산의 벨류에이션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현시점에서 *다운라운드가 발생한 스타트업이 많다는 것이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관 블록리서치도 향후 몇 달간 이런 다운라운드 스타트업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경우 스타트업들이 우량 기업들의 M&A 타겟이 될 가능성 또한 높다. 4분기 trading/brokerage 섹터에서 M&A가 급증한 사실도 이 부분을 잘 반영하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체들의 펀딩 시장은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당사는 판단한다. 특히 FTX 사태 이후 벤처캐피탈 업계 내에서도 철저한 벤처기업 실사(due diligence)를 통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VC들의 투자 집행 속도는 많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사업체들의 펀딩 니즈도 옥석 가리기가 엄격해진 시장 분위기 속에서는 VC 펀딩으로 독자적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M&A을 통한 생존 및 성장 전략이 더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벤처캐피탈 시장 회복에 대한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디파이, NFT/게이밍, 웹3 섹터의 시드 단계에서는 투자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벤처캐피탈 시장도 천천히 개선될 여지는 존재한다.
*다운라운드(Down round)란 한 기업(또는 스타트업)이 후속 투자 유치 시 이전 투자 때의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는 펀딩 라운드를 의미한다.
4.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
코인베이스 내 기관의 거래량 비중 4분기 연속 증가
코인베이스의 2022년 4분기 주주 서한(shareholder letter)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총거래량은 $145bn으로 전 분기 대비 약 8% 줄었다. 이 중 개인투자자(retail)의 총거래량은 $20bn으로 3분기 대비 23% 감소하였고, 코인베이스 내 거래량 비중은 14%를 차지하였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거래량은 4분기 $125bn으로 전 분기 대비 6% 감소하였고 거래량 비중은 86%를 차지하며 4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의 거래량 비중 증가 이유는 코인베이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온보딩한 기관투자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4분기 시장이 폭락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기관투자자의 온보딩이 증가했다는 점은 가상자산시장 참여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일시적·계절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이다.
2022년 4분기 코인베이스 플랫폼의 총 고객 예치 자산은 $80bn으로 3분기 $102bn 대비 22% 감소하였다(Figure 13). 하지만 플랫폼의 총고객 예치 자산에서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은 각각 50%를 차지하며 지난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인베이스는 총고객 예치 자산이 감소한 것은 순전히 자산 가격 하락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또한 코인베이스는 4분기 시장이 혼란스러웠음에도 불구, 개인과 기관 고객들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시장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기관 및 개인 모두 시장에 재진입할 여지는 충분함을 시사한다.
5. 2022년 4분기 이후 기관 자금 총평 및 전망
단기성 자금은 회복, 장기성 자금은 후행
위 4가지 지표를 종합해 보면 두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단기성 기관투자자 자금을 중심으로 1월 초부터 시장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 4분기 초에 FTX 사태와 연관이 있었던 일부 가상자산 업체를 중심으로 연쇄 파산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비트코인 래퍼 자금, CME 선물 시장 지표를 통해 단기성 자금이 시장에 재진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1월 초부터 Long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CME 선물 시장 지표도 비규제 거래소 대비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CME 선물 시장의 term structure도 콘탱고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회복을 서서히 예측하기 시작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둘째, 장기성 기관투자자 자금 회복은 아직 확인할 수 없으며 어느 정도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에 의한 민간 자금 조달 시장은 올해 1월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엄격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됨에 따라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섹터 내 시드 단계에서는 투자 수요가 꾸준하고, 코인베이스 내 기관투자자의 거래량 비중 증가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는 상대적으로 견고함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회복이 지속된다면 궁극적으로 장기성 기관 자금의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한다.
실버게이트 경영난 이슈
기관 투자자 자금 회복 추이 관련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최근 불거진 실버게이트 경영난 이슈가 있다. 실버게이트는 가상자산 시장에 미국 달러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시중 은행 중 하나로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 인프라 업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API기반으로 24시간 작동하는 실시간 미국 달러 이체 서비스(일명 ‘실버게이트 익스체인지 네트워크’, ‘Silvergate Exchange Network’ or ‘SEN’)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시기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시장 효율성 개선을 끌어내 원활한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 서비스는 2017년 출시된 이래 꾸준히 성장하여 2022년 하락장 속에서도 매 분기 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 달러 거래를 처리하는 핵심 제반 시설이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실버게이트의 경영난은 FTX 파산과 직결된다. FTX 법정 파산 절차 과정에서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FTX 파산 직전, FTX는 20개 이상의 실버게이트 은행계좌의 실소유자였고 FTX 및 기타 관련 회사들이 실버게이트 총 예치금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육박하였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FTX 파산 이후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자산 인출 요청이 급증하였다는 점이다. 실버게이트는 USD 시장을 지원하는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주거래 은행으로서 거래소에 예치된 고객들의 미국 달러를 대리 수탁하고 있었다. 따라서 고객들이 거래소에 예치한 미국 달러를 인출하면 이는 곧 실버게이트의 예금 기반의 축소를 의미한다.
문제의 여지가 없어야 할 평범한 은행 업무가 실버게이트에 문제가 된 이유는 실버게이트 예금에서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거래소 고객들의 현금 인출 규모는 전체 예금 기반의 70%에 달했고(Figure 15)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손실이 발생하였다. 실버게이트의 자산 구조는 부동산 담보 대출, 국채, 기타 신용 등급 높은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다른 은행에 비하면 보수적인 구성이었다(Figure 16). 문제는 짧은 시간에 대규모 현금 인출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에 현금성 자산만으로는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채권들을 지난 1년간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매입가에서 평가 절하된 가격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였다. 그 규모는 4분기에만 10억 달러였으며 매각은 1분기에도 진행되고 있어 총손실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실버게이트 자기자본 비율의 추가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경영난은 보유 자산에서 부실 채권이 발생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버게이트 사태는 그 시작이 부실 채권이 아니라 예금 기반의 급격한 변동이었다는 점에서 특이하며 금융 당국의 기존 규율체계가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실버게이트의 경영난으로 인해 앞서 언급한 SEN 서비스가 중단되고 미국 달러의 원활한 공급윈의 한 축이 사라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은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달러 유동성 회복의 길
한국 시간 3월 9일 실버게이트는 결국 ‘자발적 청산’을 발표하였다. 시그니쳐(Signature), 시그넘(Sygnum) 등 실버게이트 유사업체들이 그 공백을 채울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가상자산 업체를 통한 예금 조달에 대한 변동성 리스크가 이번 사태로 부각되었기 때문에 남은 업체들도 앞으로의 사업전개는 매우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원활한 미국달러 유동성 회복 속도는 남은 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적합한 리스크 관리 절차를 구축할 것인가에 달렸으며, 이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SEN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재기되기도 한다.
중장기적으로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대규모 은행들이 가상자산 업체를 온보딩하여 미국달러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법정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규제당국이 각종 그림자 규제를 통해 은행들과 가상자산 업체간의 사업관계에 개입하는 이상 풍부한 재무재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한 대형 은행들의 시장 참여는 쉽지않다. 그 결과 가상자산 업체들은 소규모 은행이나 역외 관할권 소재의 운영 리스크가 큰 은행에 의존하게 된다. 불필요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며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려면 정치적 이해 관계가 아닌, 대중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은행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 '실버게이트 사태와 기관투자자 자금 동향'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