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Takeaways
- 아시아 게임 시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접목이 수월한 캐주얼 게임/MMORPG 장르 위주의 시장으로 블록체인 게임이 개화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
- 다양한 Web2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진출 이유는 크게 1) 신성장동력의 확보, 2) 토큰을 통한 신규 자금 유치
- 블록체인 전략 1. Layer 1부터 dApp까지 블록체인 생태계의 A to Z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으로 밸류체인 내에서 발생하는 가치 최대한 획득
- 블록체인 전략 2. 게임 내 블록체인 요소를 부분 도입하여 그 잠재력을 실험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강력한 AAA 게임 IP를 보유한 대형 게임사들의 접근 방식
- 서로 접근 방식은 다르나 2023년은 Web2 발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이 출시될 예정이며, 이는 블록체인 게임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
1. 블록체인 게임과 찰떡인 아시아 게임 시장
빠르게 성장하는 가장 큰 시장
아시아 게임 시장은 유망하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면서도, 미래 성장 잠재력 또한 높다. 게임 유저 수는 17억명을 초과하여 전체의 55%에 달하고, 매출액 관점에서도 연간 $72B 규모에 달해 전체 시장의 52%를 차지한다. 아시아의 1인당 GDP 성장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당 게임 내 구매력도 현재보다 높아져 글로벌 게임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십 년간 글로벌 게임 생태계를 이끌 시장은 아시아다.
이런 아시아 게임 시장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이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개 게임사 중에서 중국, 일본, 한국 게임사는 62개에 달한다. 중국은 텐센트와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한국과 일본은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게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가 금지된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일본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이어질 정도로 매우 높다.
아시아 게임 시장의 역사는 주로 하드웨어 관점에서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아시아의 리더격인 한국과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오락실 중심의 아케이드 게임으로 게임 산업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2000년대 PC와 콘솔, 2010년대 모바일을 거쳐 현재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게임 시장이 태동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접근성이 좋은 모바일 게임이 PC보다 먼저 성장하였으나, 최근 PC게임 점유율이 모바일을 넘어서며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디바이스는 모바일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면 게임 장르 측면에서는 서구권과 아시아 시장의 선호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액션 게임이나 전략 게임을 선호하는 서구권과는 다르게 아시아 시장은 RPG 게임을 선호한다. RPG는 액션, 전략에 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더욱 적합한 장르인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몇 가지 예시와 함께 기술할 예정이다.
2. 아시아에서 개화하는 블록체인 게임
블록체인에 적합한 게임 장르는 RPG와 캐주얼 게임
1) 소유의 개념이 중요한 MMORPG 게임에 블록체인은 실제 소유권 부여
MMORPG는 장르 특성상 유저가 본인의 캐릭터를 생성하고 아이템을 소유한 채로 플레이한다. 여기에 블록체인의 최대 특징인 디지털 자산에의 소유권 부여가 발휘될 수 있다. 주요 자산, 아이템, 캐릭터를 NFT를 통해 유저에게 이전하여 그들의 소유권을 온전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MMORPG는 유저들이 가상 세계에서 수많은 다른 유저와 함께 플레이하고 상호작용하며 게임 생태계 내 콘텐츠를 확장하고 완성하는 구조다. 게임사가 대부분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유저가 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다른 게임 장르와는 다른 형태다. 그렇기에 유저의 생태계 기여도에 대한 보상 지급에도 블록체인 기술과 Web 3.0 철학이 접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아키월드'는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NFT를 활용하여 주요 자산, 아이템, 캐릭터의 소유권을 유저에게로 이전한다. 또한, 유저들이 하우징, 농사, 무역 등을 통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유저와 교류하며 게임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지급한다. 유저를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생태계 일원으로 또 기여자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키월드'는 유저들의 생태계 참여를 높이고, 게임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 현재 블록체인 인프라가 소화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
캐주얼 게임은 간단한 조작으로 유저들이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종류를 의미한다. '캔디크러시', '애니팡' 등이 대표적인 캐주얼 게임의 장르에 해당하며, 하드웨어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가가 있는 아시아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은 인기가 있는 편이다. 2021년 한국에서 의외의 P2E 열풍을 이끈 '무한돌파삼국지' 또한 캐주얼 RPG게임 장르에 속한다.
이러한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스펙이 요구되는데, 그렇기에 아직은 확장성이 낮은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되기에 용이하다. 현재 확장성 수준으로는 수천만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해야 하는 온체인 블록체인 게임을 L1 체인에 온보딩하는 것은 무리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단순하게 설계된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적은 트랜잭션이 발생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에 온보딩 될 수 있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인앱 광고인 점도 블록체인과 접목될 수 있는 포인트다. 인앱 광고는 유저들이 게임을 할 때 앱 내에 노출되는 광고로 화면 상하단에 배너 형태로 등장하거나, 애플리케이션 시작 시 등장한다. 게임 내에서 유저에게 많은 과금을 유도하는 RPG 장르와는 다르게 캐주얼 게임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이들에게 광고를 제공함으로써 광고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많은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당연하게 광고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인 것이다. '엑시 인피니티', '무한돌파삼국지', '미르4 글로벌' 등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초기 유저를 모으는데 효과적이었던 블록체인 게임과 인앱 광고는 생각보다 시너지가 발생할 조합이 될 수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토큰을 통한 신규 자금 유치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과 궁합이 맞기도 하지만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현실적인 이유는 크게 1) 신성장동력 확보, 2) 토큰을 통한 신규 자금 유치로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특히 확실한 IP를 기반으로 매출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대형 게임사와는 다르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가 있는 중소형 게임사 입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은 떠오르는 시장에 진출할 매력적인 카드였을 것이다. 또한 오랜 기간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많게는 1,000억 이상 소요되는 AAA 게임을 준비하고 출시하기가 부담스러운 중소형 게임사들에게 기존 IP에 블록체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신규 자금 유치 관점에서도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에 주식으로 1차적 자금조달을 했던 Web2 게임사들에겐 추가적인 자금 조달 옵션으로 작용했다. 게임사들은 퍼블릭 시장에 토큰을 직접 매매해 자금을 마련하거나, 토큰 출시 직전 프라이빗 투자유치를 통해 자금을 모집했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는 2.5억달러, 컴투스는 2,500만달러, 네오위즈는 1,200만달러를 토큰을 통해 마련했다. 해당 자금은 블록체인 개발팀을 꾸리고, Layer 1을 구축하는 한편, 새로운 콘텐츠 IP를 확보하는 데 쓰였다.
블록체인 전략 1. 블록체인 생태계의 A to Z를 자체적으로 구축
'미르4 글로벌'에서 본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
비록 짧은 주기로 사이클을 다 하였으나, 많은 유저를 끌어모았던 P2E 프로젝트들의 성공은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매출 정체에 봉착하여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중소형 Web2 게임사들을 위주로 블록체인 요소가 가미된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위메이드가 2021년 3분기 기존 '미르' IP에 P2E 요소를 접목한 '미르4 글로벌'을 출시하였는데, '미르4 글로벌'은 위메이드의 4분기 매출을 전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시키며 블록체인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업계에 보여줬다. 이는 넷마블, 컴투스, 네오위즈와 같은 Web2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1) 위메이드- 가장 앞서 나가는 한국의 게임사
위메이드는 2000년도에 설립된 한국의 게임사로 대표적으로 '미르의 전설'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는 시가총액 $2B 규모의 중대형 게임사다. 2015~2020년 연평균 $100M 규모의 매출을 내던 위메이드는 2021년 $250M 매출을 내며 크게 성장했는데 그 중심에는 블록체인이 접목된 '미르4 글로벌'이 있었다. '엑시 인피니티'와 마찬가지로 P2E 성격이 강했던 '미르4 글로벌'은 필리핀, 태국과 같은 아시아의 신흥국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동접자수 140만명, MAU 620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쟁글에서 바라본 '미르4 글로벌'의 성공 요인은 1) 검증된 게임 IP '미르의 전설' 활용, 2) 크립토 상승장 시기 P2E 접목, 3) 낮은 거래수수료 환경 등 유저 친화적 서비스 구조다. '미르4 글로벌'은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했기에 스토리와 그래픽 등 게임 요소가 기존의 Web3 네이티브 블록체인 게임들 대비 경쟁력이 있었다. 크립토 상승장 시기에 게임이 출시되며 토큰 가격 상승 -> P2E 이익 증가 -> 유저 수 증가 -> 토큰 가격 상승의 사이클이 발생하게 된 것도 위믹스와 '미르4 글로벌' 입장에서는 좋은 환경이었다. 마지막으로 클레이튼의 사이드체인을 활용하여 유저들이 낮은 수수료로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높은 수수료에 지친 유저들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과거 '엑시 인피니티'가 경험한 높은 수수료 문제를 위믹스는 애초에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엑시 인피니티'를 비롯한 다른 P2E 게임들이 그러하였듯, '미르4 글로벌' 또한 거버넌스 토큰인 위믹스 가격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게임 사이클이 우하향하게 된다. 이 시기 위메이드에서는 위믹스를 단순 dApp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더리움을 포크한 자체 Layer 1 ‘WEMIX Chain’을 출시하고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을 빌드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클레이튼 Layer 1에 사이드체인 형식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던 기존의 방식 대신에 보유하고 있는 주요 게임 IP인 '애니팡', '미르 M', '이카루스M' 등을 자체 체인에 온보딩하고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자체 체인 출시에는 여러 가지 목적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블록체인 게임 밸류체인 전반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위메이드가 최대한 가져가기 위함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과 같이 클레이튼 Layer 1 인프라를 활용하는 경우 블록체인 수수료를 클레이튼에 지불해야하며, 토큰 교환 등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을 다른 DEX나 NFT Marketplace 등지에 지불해야만 했다. 하지만, 위믹스는 'WEMIX Chain' (Layer 1), 'Wemix Play' (게임 플랫폼), 'Wemix.Fi' (DeFi 서비스), 'Wemix Dollar' (스테이블코인)를 직접 출시하고 운영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으로 위믹스 밸류체인을 확장시켰다.
현재 위믹스플레이에 출시된 게임은 총 23개로 대표적인 IP로는 '미르의 전설'을 기반으로 한 '미르4 글로벌', '미르 M'이 있다. 해당 게임들은 현재 동접자 수가 각 30만명, 15만명 수준으로 Web3 네이티브 게임들 대비 많은 유저 수를 보유하고 있는 편에 해당한다. 출시 예정인 게임 수도 34개로 초기에 목표로 했던 100개 온보딩에는 못 미치나 '애니팡', '뮤 레전드', '이카루스M' 등 기존 Web2에서 인기를 끌었던 IP들이 출시 준비 중으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위믹스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넷마블 - 핵심 IP에 블록체인을 접목
넷마블은 2000년도에 설립된 한국의 게임사로 대표적으로 ‘세븐나이츠’와 ‘모두의 마블’ 게임 IP를 보유한 시가총액 $4B 규모의 대형 게임사다. 미래 신사업으로 블록체인을 낙점한 만큼 클레이튼 기반 (타 체인으로 확장 예정) GameFi 중심 플랫폼 마브렉스와 BSC 기반 엔터테인먼트 중심 플랫폼 팬시를 통해 투 트랙 전략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했다. 2022년 한 해 3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 마브렉스는 1,300만 유저, 2,252만 게임 다운로드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 핵심 IP 중 하나인 ‘모두의 마블’을 활용한 게임 출시를 통해 또 한 차례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2022년 자사 IP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A3: 스틸 얼라이브',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를 출시했다. MMORPG 장르의 'A3'는 블록체인 도입 후 매출 7배, DAU 6배, 잔존율이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MBX 토큰을 채굴할 수 있는, 블록체인 게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유저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MMORPG 장르의 '제2의 나라'는 미국을 포함한 27개국 국가에서 양대 앱마켓 매출 10위권에 안착하며, 작년 한 해 '미르4 글로벌'을 제치고 모바일 블록체인 게임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또한 기존 대비 개선된 30일차 잔존율(+4%p)을 보였고, 게임 토큰 채굴량 대비 인게임 소진율이 95%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으로 토큰 가격을 유지했다. '제2의 나라'는 게임만이 구현할 수 있는 토큰 소각처, 즉 탄탄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1세대 블록체인 게임의 한계로 지적되어 온 지속 불가능한 토크노믹스 문제를 부분 해소하며 블록체인 게임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넷마블은 2분기 글로벌 1.5억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모두의 마블’ IP를 활용한 '메타 월드: 모두의 마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부루마블과 유사한 해당 게임은 보드게임과 부동산 메타버스를 결합하여 땅과 건물을 NFT로 거래하고, 부동산 투자를 통해 게임토큰 형태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이다. '메타 월드'는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IP를 기반으로, 단순 부동산 구매에 그치는 기존 웹3 부동산 게임과 달리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접목에 따른 IP의 훼손을 우려하는 여타 대형 게임사들과 달리 자사 핵심 IP를 활용하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한 해 출시한 3종의 블록체인 게임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이에 그치지 않고 타사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블록체인 게임 퍼블리셔의 역할로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넷마블 본체가 퍼블리싱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당 부분 또한 기대된다.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자사만의 블록체인 게임 설계 노하우와 성공 방정식을 찾아가는 넷마블을 향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할 기업으로 주목해도 좋다.
3) XPLA - 코스모스의 킬러 컨텐츠 후보
XPLA는 한국의 중형 게임사 컴투스가 Cosmos SDK를 기반으로 개발한 PoS 블록체인이다. 2007년 설립된 컴투스는 주로 캐주얼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였는데 201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 산업이 크게 성장하자 이에 힘입어 중형 게임사로 성장했다. 특히 2014년 출시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 게임 IP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매출액 5,000억원, 시가총액 1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게임 산업의 모바일 전환 흐름을 놓치지 않았던 DNA를 가진 컴투스인 만큼 이번 블록체인, Web3로의 전환 또한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의 여러 요소 중 컴투스가 주목한 부분은 유저들에게 ‘소유권’을 이전한다는 점이다. 특히, 유저가 게임 내에서 인벤토리를 가지고 있는 RPG나, 게임 경제 설계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캐주얼 게임을 블록체인을 접목했을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장르로 집었다.
컴투스의 Web3 전략은 코스모스 기반의 Layer 1 생태계 강화와 자체 콘텐츠의 XPLA 접목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Layer 1 전략의 경우 작년 테라와 FTX 사태에 영향을 받아 전반적인 로드맵 일정이 지연된 부분은 아쉬운 점이나, 개발자들을 위한 인프라 구축 (EVM 호환, Solidity / CosmWasm 통합, Layer2 솔루션 개발)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콘텐츠 관점에서는 올해 XPLA에 온보딩 되는 dApp 라인업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만큼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코스모스 생태계에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 8년간 누적 매출액 3조원을 기록했던 '서머너즈 워' IP 중 하나인 '크로니클'의 블록체인 버전이 올해 3분기에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미니게임천국'과 같은 캐주얼 게임 3~4종이 상반기 내에 온보딩 될 예정이다. 격화되는 Layer 1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IP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며, 이 외에도 외부 dApp 온보딩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XATP 도입, EVM 호환성 강화, IPFS 스토리지 노드, Layer 2 지원 등)에 대한 로드맵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이더리움 L2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와중에 코스모스 생태계를 선택한 XPLA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존재한다. 코스모스 생태계 인프라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더리움 생태계 대비 직접 개발해야 하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많아 리소스가 분산될 수 있다. 또한, 현재의 XPLA 구조상 자체 롤업 혹은 체인 위에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은 개발사들의 니즈를 맞추기 어려운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블록체인 기술 접목에 따른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올해 온보딩 되는 프로젝트들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보인다.
전략 2. 부분 블록체인 도입으로 테스트 진행
한국의 중대형 게임사들을 필두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형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대형 Web 2 게임사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은 다소 조심스러운 편이다. 아무래도 1) 대형 게임사들의 매출 규모 대비 블록체인 시장의 규모가 작고, 2) 보유하고 있는 핵심 게임 IP가 블록체인 접목으로 인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1) 넥슨 - '메이플스토리'를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작년 여름 Xangle ‘Adoption’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강대현 넥슨 COO는 넥슨을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게임을 지속 가능하게 해온 회사’로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넥슨의 연간 매출액 3조원 중에서 도합 50% 가까이 차지하는 게임 IP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는 각각 17년, 20년 역사를 자랑하며 꾸준하게 매출이 증가해왔다. 넥슨은 지속가능한 게임, 장수하는 게임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대형 게임 개발사다.
넥슨의 블록체인 전략은 회사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의 서비스에 실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들을 접목시켜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가 늘어나거나, 게임 수명이 증가하는지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넥슨이 블록체인 요소를 접목시켜 출시할 예정인 '메이플스토리 N'은 “성공한 게임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들기”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서 과거 넥슨이 통제하려고 했던 영역들을 과감히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대표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의 리소스 사용 권한과 개발 권한을 탈중앙화 시켜 게임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형성하고, 플레이어들이 이 생태계 내에서 자생적으로 놀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계획 중에 있다.
블록체인 기술(NFT 등)과 토크노믹스는 이러한 자생적인 생태계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메이플스토리 N'은 2023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메이플스토리'의 블록체인 도입이 게임 내 크리에이터 생태계 형성에 일조하고, 이로 인해 게임의 수명 및 매출이 증가한다면, 그동안 블록체인 게임 도입을 주저했던 게임사들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2) BORA- 조심스러운 IP 온보딩
카카오게임즈는 한국의 IT 공룡 카카오 산하의 게임사로 시가총액 $3B 규모의 대형 게임사다. 카카오게임즈는 1) 한국 메신저 시장에서 95%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유한 카카오의 카카오톡 플랫폼과 2) 높은 인지도를 가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캐주얼 모바일 게임을 통해 초기 외형성장을 이루어왔다. 현재는 MMORPG, 육성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로의 확장에 성공하며 $900M 규모의 연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사업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크로스체인 기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BORA를 운영하고 있다. BORA는 지난 한 해 자사 ‘아키에이지’ IP를 활용한 MMORPG '아키월드'와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스포츠 장르의 '버디샷'을 출시한 바 있다. 매우 상이한 두 장르의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하여 테스트 한 결과, 게임 경제 설계와 수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캐주얼 게임이 블록체인과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하에 BORA는 올해 2분기 하이퍼 캐주얼 장르의 게임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퍼즐, 스포츠, 소셜 카지노 등 다양한 분야의 캐주얼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에게 2023년은 캐주얼 게임에 다양한 토크노믹스를 도입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 성공적인 토크노믹스 모델을 판별해내는 해가 될 것이다. 이렇게 카카오게임즈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단계를 거쳐 실제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증명해낸다면 비로소 자사 대형 IP에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스퀘어 에닉스 - 첫 블록체인 게임으로 'Symbiogenesis' 출시 예정
스퀘어 에닉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회사로 핵심 IP로는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 핵심 IP를 활용해 콘솔 게임 시리즈를 주로 개발해 왔으나 현재는 모바일 게임 매출이 게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모바일 전환에 성공했다. 모바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스퀘어 에닉스는 최근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제시했다. 스퀘어 에닉스 CEO 마츠다 요스케는 2023년 신년사를 통해 게임사가 소비자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일방적인 구조보다는 게임 내 자생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블록체인 게임이 성장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방향성에 맞춰 개발 중인 'Symbiogenesis'는 스퀘어 에닉스에서 가장 먼저 출시될 신작 블록체인 게임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Symbiogenesis'는 폴리곤 블록체인 위에서 출시될 계획이며, 10,000개의 NFT를 기반으로 자체 세계관을 갖는 NFT 게임으로 보인다. 핵심 IP인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에의 블록체인 접목은 아직 계획되어 있지는 않지만, 신년사에서도 언급되었듯이 'Symbiogenesis'를 시작으로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나가는 한국, 뒤따르는 일본 게임사들
CompaniesMarketCap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개 게임사 중에서 아시아 게임사는 70%에 달한다. 당사가 해당 회사들의 블록체인 도입 여부를 리서치한 결과 앞서 설명했듯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한국의 게임사들이었다. (아래 표 참고)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다소 늦게 시작한 모습이나, 블록체인을 포용하려는 스탠스는 한국 게임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독으로 Layer 1 사업을 진행하는 게임사는 없지만, SEGA, Bandai Namco 등을 비롯한 일본의 주요 게임사들은 오아시스 블록체인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하며 간접적으로 Layer 1 사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Bandai Namco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독보적인 IP와 팬들을 연결시킨다는 계획을 선포하였으며, 이에 다가가기 위한 첫 스텝으로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Gangbusters Ltd.에 투자했다.
다른 대형 게임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 - 아직은 작은 시장 규모와 IP 훼손 우려
실제 대형사들의 연간 매출액 대비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Newzoo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175B에 달했다. 주요 게임사들인 Nintendo (매출액 $14.9B), Activision Blizzard ($8.8B), Electronic Arts ($5.6B), Nexon ($2.5B)은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그에 비해 아직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사실상 블록체인 게임 전체 시장을 대변했던 '엑시 인피니티'의 2021~2022년 누적 매출액은 $1.3B에 그쳤으며, 현재는 월매출이 $1M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또한 2년 누적 매출액 $140M 수준에 그치며 대형 게임사들의 매출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아직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크기가 전통 Web2의 레이더망에 들어오기엔 작은 것이다.
또한, 하나의 대형 게임 IP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사의 경우, 블록체인 및 토크노믹스 도입에 따른 IP 훼손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 IP는 이들에게 수년간 꾸준한 수익을 창출시켜주는 캐시카우와 같은 존재인데 '엑시 인피니티'와 'STEPN'처럼 극단적으로 수명이 짧았던 P2E 케이스를 참고했을 때 섣부르게 P2E 요소를 도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크래프톤(시총 $7.0B)은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로부터 매출의 대부분이 발생하는데 해당 IP에 블록체인 도입은 현재로서는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분 블록체인 도입으로 테스트 진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나마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대형 Web2 게임사들이 있다. 일본에 상장된 한국 게임사 넥슨은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메이플스토리' IP에 NFT 등 블록체인 요소를 도입한 '메이플스토리 N 월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의 엔씨소프트도 대표 IP '리니지'에 블록체인 요소를 접목하여 북미 및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의 블록체인 전략은 회사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의 서비스에 실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들을 접목시켜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가 늘어나거나, 게임 수명이 증가하는지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N 월드'는 “성공한 게임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들기”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시작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IP 중 하나다. 넥슨은 20년간 운영해온 최장수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더 오래가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커뮤니티 드리븐으로 다양한 게임 내 생태계를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하고,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IP의 탈중앙화를 Web3의 요소로 정의했다. 블록체인 기술(NFT 등)과 토크노믹스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만약 블록체인의 도입이 크리에이터 생태계 형성에 일조하고, 이로 인해 게임의 수명 및 매출이 증가한다면, 그동안 블록체인 게임 도입을 주저했던 게임사들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2023년은 1월 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 M'을 필두로 Web2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출시가 이어지며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더욱 성장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중으로는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3분기 중으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예정되어 있으며, 연내 중으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N', Square Enix의 'Symbiogenesis' 출시가 예상된다. 해당 게임들은 미완의 성공을 보인 P2E 선구자들 대비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의 형태로 유저들에게 다가갈 것이며, 블록체인 게임의 Mass Adoption을 앞당길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사별로 블록체인에 대한 생각이나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나, 상당수 아시아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유저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고, 이를 자산화하여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했을 때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경쟁력을 갖추며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이 규제상 블록체인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상반기 'STEPN' 이후 Mass Adoption에 블록체인 게임 업계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개발 역량과 자원이 충분한 Web2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출시는 가상자산 업계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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