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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
Research Analyst/
디스프레드
2023.02.17

[Xangle Digest]

※해당 컨텐츠는 지난 1월 30일 외부에서 기발간 된 컨텐츠입니다. 컨텐츠에 대한 추가적인 주의사항은 본문 하단에서 확인해주세요.

[목차]

1.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2.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2.1. GMX
    2.2. GMX 리스크
    2.3. 다른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3.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4.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4.1. dYdX
    4.2 탈중앙화 오더북에 도전하는 다른 방법
    4.3 오더북 모델 리스크

 

 

 

1.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오라클 모델은 외부의 시장 리더로부터 자산의 시장 가격 (오라클)을 그대로 빌려와서 거래 가격에 사용하는 트레이딩 엔진입니다. 즉 AMM, 오더북과는 다르게 가격 발견 메커니즘을 스스로 구축할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오라클 거래소에 관해서는 트레이더를 “테이커”, 유동성 공급자 (LP)를 “메이커”로 간단히 구분하여 호칭하겠습니다.

각 프로젝트단의 전략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오라클 가격을 그대로 마켓 임팩트 없이 체결할 수 있으므로 매우 테이커 친화적인 네이티브를 기반으로 합니다. 테이커가 주의해야 할 부분은 주문을 넣은 시각과 블록이 생성될 때까지의 시간차가 발생하므로 해당 시간 차이로부터 발생하는 슬리피지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다른 트레이딩 엔진에 비해 테이커가 유리함을 가진다는 뜻은 동시에 그 리스크를 메이커가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마켓 임팩트 없이 메이커의 모든 자산을 다 가져가지 못하도록 안전장치 (ex. 스프레드, 최대 주문 허용량 등)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라클 왜곡을 통한 익스플로잇을 행동할 수 있는 주체는 테이커이므로 메이커가 해당 리스크 또한 가져갑니다. 따라서 불리할 수 있는 메이커를 위해 프로토콜은 해당 포지션을 위해 높은 요구 수익률을 준비해야 합니다. 단, 올바른 가격을 지속 발견하기 위해 프로토콜이 지출하는 것은 오라클 가격 피드 비용에 불과하므로 쉐어(공유)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 수익이 많아 해당 요구 수익률을 충당하기 용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념적으로는 테이커 친화적으로 많은 유저 (트레이더)를 모으는 것을 필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비교적 높은 거래 수수료를 발생시킴으로써 유동성 공급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순서로 비즈니스가 구축됩니다.

단점으로서는 이론적으로 제3자의 시장 리더가 만들어내는 시장 가격을 팔로우하여 거래 가격을 발견하므로, 스스로가 시장 리더가 될 수 없다는 한계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바이낸스를 필두로 중앙화거래소(CEX)가 95% 이상의 거래량을 점유하는 현 단계에서 걱정할 부분은 아니며, 탈중앙화거래소(DEX)로의 시프트(이동 변화)가 일어나고 나서 모델 수정을 계획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프로덕트가 오라클에 의존하므로, 오라클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프로토콜의 존망이 위협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라클 위험에 대한 대책의 유무가 프로토콜의 질적 요소를 판단하는 중요한 함수 중 하나입니다.

 

2.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2.1. GMX

오랫동안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현물 & 마진 탈중앙화 거래소입니다.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제공하나,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LP의 유동성을 차입하는 방식인 마진 거래를 통해 레버리지를 실현합니다. 따라서 GMX를 엄밀히 무기한 선물 DEX라고 할 수 없지만, 오라클 기반 DEX라는 장르를 개척한 동시에 현재 온체인 거래를 리드하고 있어 GMX를 건너뛰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순 없습니다.

그림 1. 23년 1월 31일 기준, 90일간 디앱 별 매출액 비교 (출처: 토큰 터미널)

 

GMX는 근래 굉장한 거래량을 바탕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리테일 투자자가 주요 시장 참가자인 온체인 환경 특성상, 테이커 친화적인 트레이딩 경험이 이목을 끌면서 트레이더가 모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실제 사용자의 함수인 거래량이 성장을 견인함으로써 LP 유인을 위한 보상을 충족시켜줄 수 있었으므로, 유동성을 부트스트래핑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2022년부터 아비트럼 등 롤업 기반의 레이어2 생태계가 주목을 받으면서 자본의 유입이 이루어졌으며, 아비트럼 오딧세이까지 겹쳐져 이 모든 순풍이 GMX가 무분별한 토큰 발행 없이 닭과 달걀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력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심지어 그림 1에 표시된 GMX 매출 규모는 사실 거래 수수료에서 LP 보상 (거래 수수료의 약 70%)을 제외한 매출 총이익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dYdX 매출의 경우, 매출원가를 토큰 발행 ($DYDX)으로 처리하므로 이를 차감하지 않은 수치가 매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 수수료 발생 액수 자체는 이미 GMX가 dYdX를 앞지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2. GMX 발생 수수료 및 매출 (출처: 토큰 터미널)

다시 말해서 GMX에서 제공하는 LP 보상 비용은 실제로 발생한 거래 수수료의 70%를 나눠주는 것으로 유동성 보상을 해결합니다. $GMX 발행으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는 단기 투기적 유동성이 아니며 높은 거래량을 기반으로 한 실제 거래 수수료를 통해 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자주 언급되는 “Sustainable Real Yield”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거래 수수료라는 수익 모델이 뚜렷한 동시에 토큰 발행을 통해 비용을 처리하지 않으므로 명확한 가치 평가가 가능한 프로젝트는 투자자의 이목을 끌기 매우 유리합니다. 그리고 GMX는 거래 수수료부터 남은 30%의 매출을 그대로 거버넌스 토큰 스테이커(staker)에게 분배합니다. 즉 가치 획득 로직 또한 매우 뚜렷합니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자보다는 매출 쉐어율이 낮으나, 한정된 발행량을 바탕으로 미래에 발생할 거래량의 지속적인 상승분을 획득하고자 하는 알기 쉬운 유인이 $GMX 홀더(holder)를 보다 다이아몬드 핸드로 만들어 왔습니다.

물론 성장 동력이 다한 가치주처럼 이익을 모두 배당하는 것이 장기적인 판단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논의는 있으나, 사업 확장 및 신사업 개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이 산업에서 재투자 혹은 이익 실현의 선택지를 주는 것은 홀더에 대한 로열티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또한 디파이 산업 특유의 “결합성”이 가장 잘 활용된다면 별도의 사업 직접 투자 없이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결합성을 토대로 GMX의 사업이 원활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GMX의 유동성 공급자 포지션인 $GLP를 활용한 다양한 결합 사례입니다.

$GLP는 GMX 트레이더로 하여금 레버리지 거래를 가능하게 하도록 자산을 빌려줄 수 있는 여러 자산이 섞여 있는 풀 토큰입니다. 유동성 공급에 대한 보상으로 프로토콜로부터 거래 수수료와 트레이더로부터 차입 수수료를 받으나, 변동하는 위험 자산 비율에 대한 베타 불확실성과 높은 스테이블코인 비율이 해당 포지션을 애매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림 3. $GLP 구성 요소 (출처: GMX)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프로젝트가 먼저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지 트레이드 (Rage Trade)가 유동성을 공급받기 위해 개설한 Delta Neutral Vault의 Risk-On Vault는 남는 유동성을 GMX에 제공하여 $GLP 포지션을 갖으나, $ETH와 $BTC의 가격 변동은 헷지합니다. 즉 GMX는 별도의 조치 없이 델타 중립 $GLP 포지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GMX가 해당 포지션을 직접 제공했다면 레이지 트레이드에 유동성을 일부 뺏길 필요가 없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상부상조임은 틀림없습니다.

$GLP 포지션 홀더를 위해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해 주는 결합성 사례 또한 있습니다. 존스다오 (JonesDAO)는 $GLP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차입한 후 $GLP를 추가로 매수하는 마진 레버리지 포지션 볼트를 구축하여 추가적인 일드(yield)와 더 높은 포지션 베타를 제공합니다. 도펙스 (Dopex)는 $GLP를 활용한 옵션 상품을 계획하고 있으며, $GLP 포지션의 헷징 혹은 추가적인 수익을 더욱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레이지 트레이드와 존스다오가 출시한 $GLP 볼트 모두 순식간에 예치량이 한도에 도달하였으며, 특히 존스다오의 경우 다른 모든 볼트의 TVL을 합한 값 보다 $GLP 볼트 하나의 TVL이 현재 더 높습니다. 이와 같이 결합성이 십분 활용됨으로써 GMX에는 더 많은 유동성의 유인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존스다오 등은 기존의 GMX 유동성 제공자를 온보딩 할 수 있으므로 상부상조입니다.

 

2.2. GMX 리스크

1. 마진 트레이딩 모델


(1) 펀딩 비용이 아닌 차입 수수료

GMX는 마진 트레이딩 모델을 사용하여 레버리지 거래를 실현하므로 트레이더는 유동성 공급자에게 차입 수수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따라서 롱과 숏 모두 포지션 유지를 위한 비용이 양수에 해당하며, 거래 체결 가격인 오라클 가격은 현물 가격을 기반으로 하기에 숏 포지션에 대한 유인이 선물 거래에 비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거래 특성상 헷지를 위한 숏 포지션 수요가 많으나, 이에 대하여 현-선물 차익 혹은 펀딩 수익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에 의해 시장 점유율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롱 숏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롱 포지션을 위한 유동성만이 지속적으로 메마르게 될 경우 Utilization Ratio 유지를 위한 현물 거래 수수료 책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로 슬리피지 및 제공된 유동성 이상의 차입이 불가능한 모델로서 리테일을 위한 테이커 친화적 성격을 고려하면 기관을 위한 거래소와는 역할을 달리하게 되어 해당 항목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관의 유동성 및 거래량은 오더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현상 유지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2) 한정적 거래 자산 온보딩

순수한 현물 유동성을 기반으로 레버리지를 제공하므로 새로운 거래 자산을 온보딩 하기 위해선 유동성 풀에 해당 거래 자산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거래 자산의 확장은 한정적이며, 롱테일 자산의 레버리지 거래 지원은 더욱 어렵습니다. 물론 오라클 기반 거래소 자체적으로 오라클 조작을 통한 유동성 탈취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거래 가능한 자산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 오라클

GMX는 체인링크의 서포트를 받으며 높은 거래량을 가진 거래소의 가격 정보를 직접 가져오는 자체 오프체인 오라클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오라클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고, 어떻게 계산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의 오라클에 의존하는 것 자체에 위험을 제기할 수 있지만, 중앙화된 오라클에 의해 유저는 GMX 오라클을 신뢰해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릅니다.

 

2.3. 다른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

GMX의 마진 트레이딩에 대한 한계점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여러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gTrade (Gains Network)가 있으며, 현재 테스트넷을 운영 중인 유니웨일도 이에 해당합니다.

해당 모델은 실제 유동성을 차입 &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 계약의 방식으로 포지션 종료 시 P&L만을 트레이더와 유동성 공급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차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이로부터 차입 수수료가 아닌 기존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사용되는 펀딩 비용 형식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 공급은 100%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트레이더가 이익을 내면 해당 이익분 만큼 유동성 풀이 줄어들고,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으면 그만큼 풀에 더해지는 모델은 GMX와 동일합니다. 따라서 유동성 공급자는 트레이더의 반대 포지션을 수동적으로 잡아주는 베타 중립 마켓 메이커 포지션을 명확하게 가져갑니다. 크립토 시장 참가자라면 모두가 공격적 투자자(높은 리스크 프로파일)을 가진다는 개념은 언제까지나 유효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델타 중립의 니즈(덜 공격적 투자자)를 충족하면서 패시브 알파를 제공하는 포지션은 분명히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해당 포지션은 그에 더해 거래 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자산의 유동성을 공급받을 필요가 없으니, 비교적 온보딩 할 수 있는 자산이 다양하다는 장점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로 슬리피지 슬로건을 계속해서 내세우는 GMX와는 달리, 프로토콜 자체적인 계산식을 통해 스프레드를 부과하여 가상의 마켓 임팩트를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는 테이커에게는 불리하나, 메이커에게는 유리하기에 유동성을 다지는 것과 프로토콜의 안전성에 기여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그림 4. 마켓 임팩트를 적용하기 위한 스프레드 계산식 (출처: Gains Network 미디엄)

 

거래 자산 별 고정 스프레드에, 위의 계산식과 같이 플랫폼에 존재하는 미결제 약정과 시장 리더 (ex. Binance)의 유동성 깊이의 함수로 변동 스프레드가 더해지는 방식입니다. 이는 오라클과 마켓 임팩트를 악용하여 프로토콜에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악영향을 최소화시킴으로써 공급받은 유동성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의도입니다.

순전히 차입할 수 있는 자산의 유동성을 한도로 레버리지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GMX와는 달리, gTrade유니웨일은 P&L 만을 주고받기 때문에 제공받은 유동성 대비 포지션 총 명목 금액에 대한 자유도가 높습니다. 이로부터 자본 효율성을 높게 확보하는 대신 스프레드와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GMX가 가상의 유동성이라는 개념에 한계를 포착하고 실제 유동성만을 사용하기로 한 프로젝트이기는 하나, 자본 효율성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추가적인 GMX에 대한 차별점으로, 이들은 공개적으로 제3의 탈중앙화 오라클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gTrade의 경우 체인링크를 사용하며, 유니웨일은 더 나아가 피스네트워크와 체인링크 등 여러 가지 오라클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집계하여 단일 실패 지점 위험을 보완하고자 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그림 5. GMX, gTrade, Uniwhale 세부 모델 비교 (출처: 유니웨일 미디엄)

 

GMX에 대한 여러 가지 차별점을 제공하며 등장한 오라클 기반 무기한 선물 DEX이나, 온체인 시장 참가자로부터 충분한 채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미 레버리지 트레이딩 플랫폼의 리더로 자리 잡았으며, 스프레드조차 부과하지 않는 GMX를 넘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선물 계약 기반 DEX가 당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으로, GMX는 자본 효율성의 한계를 가진다는 것을 공략할 수 있겠습니다. GMX는 $GLP 포지션 및 다양한 결합성을 통해 많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레버리지를 통한 대량의 거래를 소화하기 힘든 현물 유동성 차입 모델이라는 점은 명확합니다.

2023년 1월 25일 기준 GMX에서 현재 대표 거래 자산인 $ETH의 Utilization Ratio (차입률)가 78.7%에 달하며, 달러 기준 1억 2100만 달러 상당의 $ETH 풀 대비 차입 가능한 $ETH가 2500만 달러 뿐 입니다. 리테일 테이커에게는 최적의 플랫폼이나 이 정도로는 몇몇의 고래 트레이더조차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선물 계약을 기반으로 P&L을 정산하는 gTrade와 유니웨일은 공급받은 유동성 이상으로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마켓 메이킹이 가능하므로, 자본 효율성이 높습니다. 스프레드는 부과되나 높은 자본 효율성으로 대량 거래를 수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과 베타 중립 마켓 메이킹 포지션이라는 유동성 공급의 낮은 진입 장벽으로, 고래 리테일을 주요 타깃으로 GMX의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서론

모두에게 친숙한 트레이딩 엔진인 오더북은 AMM 및 오라클 기반 거래소와는 달리 별도의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었고, 가장 자연스럽게 리테일과 기관 모두에게 선호되는 모델로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오더북 플랫폼은 장부만을 제공하고, 테이커와 메이커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브로커리지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유동성 공급자에 해당하는 메이커는 액티브한 마켓 메이킹 및 헷징 전략이 요구되어 일반 리테일은 유동성 공급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역으로 기관 및 전문 트레이더에게 알파가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여 온체인 시장에도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오더북이라는 트레이딩 엔진을 온체인에서 구현하는 것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유니스왑보다도 한참 먼저 탄생한 2017년 초창기의 온체인 오더북 기반 거래소, IDEX이더델타는 오더북 갱신 주기가 이더리움 블록 생성 주기에 한정되어 굉장히 불편한 트레이딩 경험에 봉착했었습니다. 또한 지정가 주문을 제출하거나 철회하는 데 있어서 매번 지불해야 하는 가스비라는 비용으로부터 결국 CEX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의 채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더북 거래 시스템은 온체인에 합당하지 않은 모델로 여겨졌고, AMM을 선보인 유니스왑이 에어드랍과 함께 조명을 받기 시작하며 현재까지 온체인 거래 표준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현선물 거래를 원하는 온체인 유저들로 하여금 친숙함과 낮은 진입장벽을 제시해 줄 수 있고, 심지어 기존 전문 트레이더의 알파 마켓 메이킹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오더북이라는 보물은 지속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온체인에서 오더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안된 방법은 바로 오프체인 오더북이었습니다. 블록 생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앙화된 주체가 오프체인 (AWS)에서 오더북의 갱신과 테이커/메이커 주문끼리의 매칭을 해결하고, 거래의 기록 및 P&L의 정산만을 블록체인에 기입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사실 해결책이라기보다는 트레이드-오프였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해당 트레이드-오프는 탈중앙화 거래소라는 정체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단점을 수반합니다. 기존의 CEX 대비 탈중앙화 거래소가 가지는 비교 우위 중 하나인 중개인 위험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유발하는 중개인 위험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중앙화된 오프체인 오더북의 문제는 해당 오더북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더북에 존재하는 유동성이 시장 원리에 따른 실제 유동성인지 거짓 유동성인지, 그리고 중앙화된 주체에 의한 프론트 러닝은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를 파악할 수 없으며 플랫폼을 “신뢰” 해야한다는 과제에 봉착합니다. 더욱이 탈중앙화되어 있지 않으니 검열 저항성 또한 걱정해야 합니다.

다행히 비수탁형 및 무허가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탁 위험과 Unbanked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며, 중개인 비용 또한 제거할 수 있으므로 해당 모델에 의의는 있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과제인 “탈중앙화 혹은 온체인 오더북” 의 실현을 기술의 발전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오더북 모델은 곧장 탈중앙화 거래소의 엔드게임 후보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온체인 환경에 최적화된 모델을 찾기 위해 새롭게 탄생한 AMM 모델의 경우 누구나 거래를 위한 풀을 생성하고 마켓 메이킹에 쉽게 참여할 수 있어 부트스트래핑이 용이하고, 시장 참가자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시장을 만들어간다는 철학이 있습니다. 대신 x*y=K 특성상 대량 거래에 대한 스케일링을 만족하기 어려웠으나, 집중화된 유동성 혹은 가상 유동성 등 자본 효율성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도가 계속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오더북 모델의 경우 마켓 메이커 역할 군을 담당하는 주체가 확연히 구분되나, 이미 주식 시장과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검증된 엔진으로서 온체인에 적응해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각자 다른 시작점에서 발전을 기하고 있으나, 탈중앙화 거래소의 엔드게임을 목표로 한다는 방향은 동일합니다. 어느 모델이 과연 온체인 시장 가격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4. 오더북 기반 무기한 선물 DEX 프로젝트

4.1. dYdX

등장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부동의 온체인 선물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더북 기반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입니다. dYdX가 바로 오프체인 오더북을 통해 온체인 선물 거래소를 도입한 프로젝트이며, 공격적인 트레이드 마이닝을 통해 굉장한 유동성을 확보하여 가장 원활한 트레이딩 경험을 제공하는 거래소 중 하나로 주목받았습니다.

dYdX가 메인넷을 론칭한 시기는 아직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계약의 존재 의의 자체가 희미했던 시기로써, CEX에 상주하고 있는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를 온보딩 하기 위해서는 매우 공격적인 마이닝 보상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거래 수수료 할인 및 레퍼럴 보상 강화 등 거버넌스 토큰의 유틸리티를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유동성 요구 비용 혹은 모종의 이유로 인해 프로젝트 매출을 초과하는 가치의 토큰을 지속 발행했던 dYdX는 하락장과 함께 강력한 매도 압력을 방어하지 못했고, 여전히 지속 가능하지 못한 모델을 논하는 예시에 틈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림 6. dYdX는 $DYDX 홀더와 수수료를 나누지 않으나, 지속적으로 매출을 초과하는 액수의 토큰을 발행 (출처: 토큰 터미널)

 

따라서 dYdX는 중앙화된 오더북과 토큰 이코노미라는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23년 2분기 dYdX V4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V4 주요 목표는 코스모스로 이전하여 자체 앱체인을 출시하는 것으로 오더북과 토큰에 관련 문제에 대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그림입니다.

코스모스로 이전함으로써 (1)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관리하는 탈중앙화 오프체인 오더북의 형태로, 빠른 주문 및 매칭이라는 장점은 누리면서 중앙화라는 단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또한 (2) 기 발행된 dYdX의 거버넌스 토큰이 레이어1 네이티브 토큰이라는 역할을 맡을 수 있어, 자체적인 POS 합의 메커니즘에 사용되기에 부족했던 유틸리티와 매도 압력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도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앱체인을 통한 오더북 기반의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를 실현하고자 하는 트렌드는 비단 dYdX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인젝티브 프로토콜의 경우 메인넷 런칭 당시 2021년 11월 처음부터 코스모스를 기반으로 “인젝티브 체인”에 앱체인 오더북을 출시했으며, 현재는 인젝티브 체인의 디앱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헬릭스(Helix)라는 이름으로 앱 체인 오더북이 구동되고 있습니다.

그 외로 오랜 기간 현물 & 파생상품 All-In-One 앱체인 거래소를 개발해 온 베가 프로토콜, 근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세이 네트워크 모두 코스모스 기반 앱체인 오더북입니다.

프로토콜 별로 탈중앙화 혹은 온체인 오더북을 실현하는 방식은 물론 각자 다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오더북의 주문 처리는 AMM 보다 높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며 마켓 메이킹의 경우 특히 높은 확장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독립된 앱체인에서 모든 리소스를 독점하는 형태로 자리를 잡겠다는 의도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단일 담보 자산(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여 P&L에 따라 정산만 하면 되는 선물 거래 특성상, 현물 자산의 브릿징과 유동성 파편화를 걱정하는 유니스왑 — 유니체인 딜레마에 빠질 필요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앱체인은 온체인 프로젝트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인 “아토믹한 결합성” 을 포기해야 하나 오더북 기반 선물 거래소는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AMM과 오라클 엔진과는 다르게, 오더북에 예치되는 자산은 담보금으로 사용될 최소한의 스테이블코인과 수수료 할인 등 부가적인 기능을 위한 프로젝트 토큰 정도입니다.

망고 마켓 익스플로잇 사태와 같이, 포지션 담보금을 머니 마켓에 사용하는 결합에 대한 리스크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외 도펙스와 같이 담보금으로 $2CRV를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정도의 결합 이득보다 앱 체인 모델이 제공하는 장점이 더 크다면, 앱 체인을 채택하는 것은 타당할 것입니다.

즉 치명적인 트레이드-오프 없이 탈중앙화 오더북을 실현할 수 있고 거버넌스 토큰의 강력한 유틸리티까지 챙길 수 있으니, 앱체인을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4.2. 탈중앙화 오더북에 도전하는 다른 방법

앱체인을 통해 탈중앙화된 밸리데이터 네트워크가 오더북을 관리함으로써 중앙화 문제를 해결한 방식과는 달리, 높은 연산 능력과 확장성을 가진 체인에서 모든 오더북 활동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온체인 오더북을 실현하고자 하는 접근법이 있습니다. 바로 과거 IDEX이더델타가 봉착했던 문제를 정공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완전한 온체인 오더북의 메인넷을 출시한 플랫폼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 관련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는 프로젝트로는 (1) zkSync 2.0을 탑재할 계획인 지그재그 (ZigZag), (2) LOBSTER라는 매칭 방식으로 온체인 오더 매칭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클로버 (Clober), (3) zkLink, Starkware, zkSync를 아우르는 멀티체인 탈중앙화 오더 매칭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ZKEX 정도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4.3. 오더북 모델 리스크

오더북 모델은 주식 시장 및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서 이미 검증된 모델로서, 기존의 것을 온체인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오더북 기반 DEX는 CEX와 가장 원초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AMM과 오라클 모델은 온체인 환경 특이적으로 새롭게 고안된 모델로서, 결합성이라는 성장 동력 및 무허가 온보딩이 용이한 시스템 등 CEX가 가지지 못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더북 모델은 온체인 환경에서도 결합성의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이며, 새로운 거래 자산을 온보딩 하는데 있어서 전문 마켓 메이커를 동원해야 한다는 과제는 CEX와 동일합니다.

따라서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계약”이라는 근본적인 메리트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전까지는, CEX에 비하여 수수료와 유동성 그리고 UI/UX라는 원초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특히 선물 거래의 온체인 거래소의 수수료 경쟁력은 전체적으로 CEX에 매우 뒤처져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같은 오더북 거래소의 후발주자로서 유동성과 거래량의 규모의 경제가 없었기에 어느 하나는 차별점을 필요로 했고, dYdX의 경우 단순 수수료 인하를 통한 J-커브가 아닌 트레이드 마이닝으로 부트스트래핑 비용을 지불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수익보다 토큰 발행 액수가 컸기 때문에 기존의 $dYdX 토큰 홀더가 손해를 보았을 뿐, 이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이닝의 개념을 사용자에게 플랫폼의 소유권을 부여하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오더북 테이커와 메이커도 모두 함께 해당 플랫폼의 성장과 가치 획득을 도모한다는 관계를 명확히 알리는 노력과 토크노믹스가 필요할 것입니다.

 

맺음말

탈중앙화 선물 계약은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스스로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비 수탁형 지갑을 통해, 신뢰해야 하는 중개인 없이도 무위험 선물 거래의 실현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 지속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격 발견 모델을 기준으로 총 3가지로 탈중앙화 선물 거래소의 대분류를 열거할 수 있으며, 각자가 가지는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온체인 거래의 수요를 각자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AMM 모델은 무허가 원칙에 충실하여 자산을 온보딩 할 수 있고 누구나 손쉽게 유동성 공급자가 될 수 있어 부트스트래핑이 가장 용이하여, 롱테일 자산까지 섭렵하며 이론적으로 가장 많은 거래 자산을 취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온체인 현물 거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AMM을 기반으로 하기에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과의 결합성이 기대되며, 향후 성장 동력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오라클 모델은 별도의 가격 발견 비용 없이도 쉽게 테이커와 메이커 간의 계약 체결의 주선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어, 테이커 친화적인 트레이딩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메이커에게 충분한 보상을 마련할 수 있는 혁신을 제시합니다. 이후 리테일뿐만 아니라 고래까지 포섭할 수 있는 유동성과 자본 효율성을 갖출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오더북 모델은 이미 오랜 기간 검증된 트레이딩 엔진으로써, 온체인에 구현하는 것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기존의 트레이더와 마켓 메이커를 대거 온보딩 할 수 있는 포텐셜(potential)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더북 모델은 앱 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는 후보이며, 혹은 확장성 등 기술의 발전을 통해 완전한 탈중앙화 오더북을 실현할 수 있다면 온체인 선물 거래소의 엔드게임에 매우 가까워질 것입니다.

누가 승자가 될지는 섣불리 점칠 수 없습니다. 또한 꼭 하나의 모델만이 살아남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AMM은 롱테일 자산을 담당하고, 오라클 모델은 리테일 트레이더의 천국이 되며, 오더북은 기존 오더북 트레이더와 전문 마켓 메이커의 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각자 역할을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시장의 파이 자체의 크기조차 프론티어 단계에 위치한 온체인 파생상품 섹터의 대표 주자,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거래소의 춘추전국시대는 단연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 '무기한 선물 DEX 춘추전국시대 (下)' 원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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