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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2, 2022

[Xangle 가치평가 시리즈] ① 비트코인

[Xangle Original]

작성자: 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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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가상자산 가치평가가 필요한 이유

최근 매크로 환경이 급변하여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재차 높아진 상황이다. 주식이나 채권 대비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높은 원인으로는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과 같은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나, 근본적으로는 가상자산의 내재가치에 대한 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전자화폐로 탄생해 디지털 금의 칭호를 얻게 된 비트코인, Web3 인터넷 인프라로 부상한 이더리움, Defi, NFT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투자자들로서는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가상자산들이 수도 없이 탄생했다. 가치 판단이 어려운 나머지 시장은 넘버스(숫자)보다는 내러티브(이야기)에 의해 움직였고, 그 결과 다른 자산 대비 심한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주식 시장의 PER, PBR과 같이 바닥(Rock-bottom)을 가늠케 하는 지표가 없었기에 패닉 바잉과 패닉 셀링을 반복하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과 크립토는 정말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일까? 물론 주식시장의 PER, DCF와 같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가치평가 툴은 가상자산 시장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가치평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고, 특정 지표에 따라서 실제로 가격이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Xangle 가치평가 시리즈를 준비했다. 해당 시리즈를 통해 어떠한 지표들이 가상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지, 또 어떠한 관점에서 이 새롭게 등장한 자산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가치평가를 다룰 예정이며, 추후 시리즈 연재를 통해 이더리움, 유니스왑 등 가상자산 성격 별로 어떠한 가치평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의 성격

비트코인은 딱 하나로 규정짓기 어려운 존재다. 엘 살바도르에선 화폐로 사용되면서도,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디지털 금이라 정의하며 차곡차곡 사 모으기도 한다. 바라보는 입장과 그 쓰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은 거울과 같다’는 표현이 와 닿는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비트코인이지만 가치를 논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정이 필요하고 그 틀 안에서 가치를 가늠해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 글에서는 비트코인 가치평가를 위해 전통 자산인 화폐와 금, 그리고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보고, 넘버스(숫자)를 곁들여 볼 것이다.

1. 송금, 결제 수단으로의 가치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비트코인이 화폐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금융시스템이 선진화 되어 있는 곳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베네수엘라와 같이 법정화폐가 불안정한 곳에서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실제 베네수엘라의 엔지니어 알레한드로는 “월마트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식료품으로 나의 가족들이 생활을 영위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화폐 가치가 불안정한 국가의 화폐를 대신할 때 비트코인의 잠재가치는 얼마나 될 수 있을까? 필자는 헤리티지 재단에서 평가한 통화 자유도가 낮은 35개 국가들의 통화를 비트코인으로 대체할 때 생기는 비트코인의 잠재적 가치를 분석해 보았다.

이들 국가들의 총 통화량 (광의의 통화 M2 기준)은 약 3.4조달러다. 3월 10일 오후 6시 기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인 0.7조달러 대비 약 5배 정도다. 물론, 위 국가들의 모든 법정 화폐가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며, 비트코인은 차선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적은 규모는 절대 아니다. 조금 더 발칙한 상상을 해보자. 어렵기는 하겠지만 비트코인이 G20 선진국들의 총 통화량 110조달러의 일정부분을 대체하게 된다면? 아마 화폐로 활용되는 비트코인의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엘살바도르와 같은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활용한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해당 관점이 의미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에 주목할 만 하다. 엘 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이후, 엘 살바도르에선 비트코인만 가지고도 생활할 수 있는 국가가 되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가지고 한 달 동안 여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한 여행객의 후기는 가히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200만명이 넘는 엘살바도르인이 비트코인 지갑 Chivo Wallet을 다운받아서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아래 대시보드 참고)

비트코인 결제 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비싼 수수료도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기술 상용화로 수수료가 저렴해지면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 형국이다. 벌써부터 언론들은 엘 살바도르의 뒤를 이을 국가로 멕시코를 지목하며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부채질 하고 있다.

2.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치

사토시의 전자화폐(Electronic Cash)로 탄생한 비트코인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네트워크가 크게 확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전자화폐를 넘어서 ‘디지털 금’이라는 새로운 내러티브(이야기)를 얻게 된다.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수천년 동안 금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1) 쉽게 가질 수 없다는 희소성과 2)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불변성 때문이었다. 이러한 금의 고유한 속성을 비트코인도 갖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 총 2,100만개로 제한된 공급량(=희소성)과 2) 현재 그 누구도 해킹할 수 없는 네트워크(=불변성)라는 속성은 비트코인에 디지털 골드라는 내러티브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사토시 단위로 끊어지는 가분성과 위에서 언급했던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오히려 금보다 나은 점이기도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여기게 된다면, 비트코인은 진짜 디지털 금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 된다면 그 가치는 어떻게 될까? 현재 금의 시가총액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금의 시가총액은 약 12.5조 달러 수준으로 비트코인 시가총액 0.7조 달러의 18배 수준이다. 18배의 상승 여력을 보유한 것이다. (참고. JP모건에서는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금 시가총액을 2.7조 달러로 산정하여 상승 여력을 $146,000로 전망하기도 함)

3. 비트코인의 포트폴리오 편입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금을 넘어서는 일이 발생할 수는 없을까? 실제로 우리 주변엔 비트코인은 보유하고 있으나, 금에는 투자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세대가 낮아질 수록 금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세계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5% 편입 시킨다고 가정 시 비트코인 개당 잠재적 가치는 지금의 10배 수준인 5억원에 달한다. (1% 가정 시 1억원)

리테일 개인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 관점도 고려해볼 만한 주제다. 실제로 2020년부터 월스트리트의 저명한 투자자들과 주요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시작했다. 레이달리오, 폴튜더존스, 드러켄밀러, 그리고 캐시우드까지 전설적인 월가의 투자자들은 공급량이 한정적인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의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테슬라를 비롯해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스퀘어, 넥슨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회사 재무제표에 추가했다. 그 들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다가올(이미 다가왔지만) 인플레이션을 대비하는 것이라 여긴 것이다.

145조달러를 관리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담기 시작하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실제 Fidelity 설문 조사 결과 91%의 기관투자자가 5년 내에 가상자산에 투자할 것을 시사했다. 기관투자자들이 글로벌 AUM(운용 자산)의 0.5%를 비트코인에 할당할 경우 잠재적 가치는 13만달러에 달 할 수 있다. 해당 관점에서 ARK의 캐시우드는 2030년 비트코인의 가치를 100만달러(12억)로 전망하며, 앞으로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편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예고하기도 하였다.

4. 기타 가치 평가 모델

비트코인을 화폐, 디지털 금으로 바라 보는 관점은 비트코인이 잠식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를 가늠하는 잣대를 제공한다. 다만 위 방식은 미래의 잠재가치를 짐작해 보는데는 도움이 되나, 지금 현재 비트코인이 저평가 되었는지 고평가 되었는지를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번 장에서는 기술적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치를 평가하고 저평가/고평가 여부를 판단해 보려 한다.

1) PlanB의 Stock-to-Flow(S2F) 모델

S2F는 가상 자산 업계에서 널리 활용되는 비트코인 가치평가 모델이다. S2F 모델은 금과 같은 희소 자원의 총 공급량을 연간 생산되는 자원의 양으로 나눈 지표다. 이 모델은 특정 자원이 희소성을 가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짐을 전제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3~4년 주기로 발생하는 반감기 때마다 희소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S2F 모델의 기본 전제다. 비트코인의 S2F는 오늘날 금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5년이 되면 반감기와 공급량 감소로 금보다 희소한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PlanB는 위의 S2F 모델로 비트코인의 가치평가를 시도한 선구자이다. 현재 S2F 모델이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공급량을 고려했을 때 적정 가치는 약 $100,000(1.2억원) 수준이다. 작년말 예측이 벗어나는 바람에 최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PlanB이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S2F 모델과 어느 정도 In-line하였음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이 모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저평가 상태이다.

2) Market Value / Realized Value (MV/RV)

MVRV는 Market Value와 Realized Value의 비율로 계산되는 지표로 비트코인의 저평가/고평가 여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다. Market Value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시가총액을 의미하며, 말 그대로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을 대입한다. Realized Value는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Coinmetrics에서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해 새롭게 만들어 낸 지표다. 우리말로는 실현 시가총액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일정 기간 이동이 발생한 유통물량에 당시의 시가를 적용하여 산출해 낸 시가총액 개념이다.

MV/RV는 매우 직관적이며 쉽게 비트코인의 저평가/고평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메사리는 MVRV는 비트코인 센티먼티를 확인할 수 잇는 지표 중 하나로 언급되며 MVRV가 1 이하일 경우 매수를, 3 이상일 경우 매도를 권하기도 하였다. 해당 기준은 과거 10년의 역사 동안 고점 혹은 저점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잣대를 제공하였는데 현재는 과열도 패닉도 아닌 중립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내재가치를 증명했다

몇 일 전 포브스에서 나온 기사 제목이다. 은행 셧다운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루블화 가치 폭락 속에서 자산 가치를 지키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러시아인, 계좌 동결에 맞서 비트코인으로 기부금을 받는 캐나다인, 포브스 기사는 이 모든 사례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증명한 사례로 언급되었다.

[Xangle 가치평가 시리즈] ① 비트코인 에서는 비트코인이 활용되는 수많은 사례들에 기반하여 비트코인 내재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1) 화폐, 2) 디지털 금, 3) 포트폴리오 관점, 4) 기타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보았고, 각각의 관점에 따라 가치 평가를 시도해 보았다. 물론 아직 가상자산 시장의 역사가 10년 남짓에 불과하기에 해당 가치평가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수 백년 주식시장 역사 속에서 항상 새로운 가치평가 방법이 나온 점을 볼 때 더 나은 대안 모델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비트코인의 성격과 이에 기반해 펼쳐진 상상력은 비트코인을 투자하는데 미약하게 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려운 시장환경에 비트코인 가격은 흔들리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는 오늘도 어딘가에선 상승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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