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생태계가 로블록스보다 유망한 이유

[Xangle Originals]

작성자: 포뇨

요약

메타버스는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벌어지는 가상의 세계로 정의 가능
동시에, 메타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7가지 필요 조건 (연속성, 실시간 동기화, 무신뢰성, 개방성, 경제적 공정성, 상호운용성, 결합성)을 만족해야 함
단순 가상 세계나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 자유도 높은 샌드박스 장르의 게임은 메타버스의 필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던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메타버스는 NFT와 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등 P2E게임의 열풍에 힘입어 그야말로 마법의 단어로 부상했다. 기업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너도나도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며 메타버스 관련 책도 작년에만 수십 권이 쏟아졌다. 한편, 메타버스는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심각하게 남용되고 있는데, 특히 웹2 플랫폼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심심찮게 사용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와 특징, 그리고 간단한 예시를 통해 메타버스를 설명하고자 한다.

메타버스(Metaverse)의 정의와 특징

국내 1위 크립토VC 해시드(Hashed) 김서준 대표는 “메타버스는 아직까지 명확한 의미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추상적 개념이나,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벌어지는 가상의 세계"이며, 메타버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Matthew Ball 및 김서준 대표의 글 참고):

연속성: 현실 세계가 중간에 멈추지 않듯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실행되어야 한다.
실시간 동기화: 모든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된 시간 속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무신뢰성: 제3자를 신뢰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오늘날 존재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이나 온라인 서비스는 플랫폼 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내 아이템이나 케릭터는 모두 그 기업의 손에 달려있다. 메타버스에서는 시스템이 조작되거나 내 것이 훼손/사라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나의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다른 누군가가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없어야 한다.
개방성: 누구나 자유롭게 메타버스의 모든 서비스에 접속 및 활동할 수 있어야 하며, 시스템 개발자로 참여할 수도 있어야 한다. 어떠한 중앙조직 혹은 주체에 의해 관리되고 통제되는 서비스는 진정한 메타버스라고 부를 수 없다.
상호운용성: 한 우주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다른 우주로 들고 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템을 NFT로 만들면 가능하다). 내가 사용하던 물건이 한 우주에만 귀속되어서는 안된다.
결합성: 디파이 영역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메타버스도 서로 서비스를 연계 및 조합하여 새로운 기능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공정성: 유저들은 메타버스에 기여한 만큼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메타버스의 특징으로 논의되고 있는 항목들이 여럿 있으나 논란의 여지가 있어 목록에서 제외하였다.

로블록스 vs 샌드박스

위에 제시한 메타버스의 특징들을 기반으로 예시를 들면, 로블럭스는 보다 마이크로버스에 가까운 서비스인 반면 샌드박스는 메타버스에 더 가깝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Appendix 참고)

마치며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게이밍, 소셜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메타버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시장은 현재 탈중앙화를 주장하는 Web3 커뮤니티와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Web2 플랫폼 제공자들의 양강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명확한 구분이 쉽지 않을 것이며 이분법적인 접근 보다는 스펙트럼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맞는 접근 방식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Web3 열풍을 보면 알 수 있듯 오너십과 이익의 분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결국 메타버스 시장도 탈중앙화 철학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동시에 로블록스와 같은 마이크로버스보다는 더 샌드박스나 디센트럴랜드가 더 유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Appendix

로블록스

무신뢰성 (X): Roblox Corporation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이 기업이 어느 날 내 케릭터를 없애버리고 싶으면 나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나의 피 땀 눈물~이 묻은 케릭터가 사라지는 것을 구경할 수 밖에 없다. 혹은, 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로블록스 관리자가 내 케릭터를 갑자기 못생긴 돼지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개방성 (X): 로블록스 커뮤니티는 시스템 개발 및 운영에 참여할 수 없으며 정해진 규칙을 강제로 지키며 살아야 한다.
상호운용성 (X): 로블록스 아이템은 로블록스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마인크래프트나 포트나이트로 가져올 수 없다. 즉, 사용성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결합성 (X): 로블록스의 서비스 및 기능은 다른 게임과 연계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경제적 공정성 (X): 게임 개발자 및 옷, 모자, 신발 등의 아이템 생산자들은 로블럭스 내에서 이용 가능한 가상 화폐인 로벅스(Robux)를 얻어 실물세계 화폐로 환전할 수 있으나, 일반적인 유저들은 별다른 경제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P2E가 아님). 반대로, 유저들이 로벅스를 구매하기 위해 소비된 돈은 모두 Roblox Corporation 매출로 들어가 기업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샌드박스

무신뢰성 (O): 게임 데이터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이더리움(퍼블릭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함으로써 애니모카 브랜드를 신뢰하지 않아도 게임이 조작되거나 내 자산이 훼손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개방성 (O): 게임 운영에 대한 의결권을 DAO에게 위임하여 거버넌스 제안부터 시스템 개발까지 더 샌드박스와 관련된 모든 레이어를 커뮤니티에게 개방하였다.
상호운용성 (O): voxedit을 통해 생성한 아이템부터 유저들이 소유하고 있는 땅까지 모든 것이 NFT(ERC-721 및 ERC-1155)이기 때문에 게임이 망해도 내 케릭터 및 아이템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간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 (NFT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결합성 (X): 계획은 있어 보이나 아직 실제 유스 케이스(use case)는 없다.
경제적 공정성 (O): P2E 기반 게임으로, 아이템 제작 등 경제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유저 및 토큰 홀더들에게 분배해주고 있다.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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